오마카세, 골프, 명품백 그리고 외제차

 현재 한국은 선진국 중 가계부채가 가장 높지만, 동시에 명품 소비도 가장 높은 나라이다.

이런 경향성에는 ‘멋지게 보여야 한다, 누리고 살아야 한다’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. 그렇지만 어디까지가 멋진 것이고, 어디까지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일까.

지위와 부의 상징

오마카세, 골프, 명품백, 외제차. 부담의 차이는 있지만, 지위와 부의 상징이다. 오마카세는 비싼 밥, 골프는 비싼 운동, 명품백은 비싼 가방, 외제차는 비싼 차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. 혹자는 비싼 밥따위가 무슨 ‘지위와 부의 상징’이 될 수 있냐고 묻겠지만, 나는 가장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여유의 상징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.

이런 종류의 것들은 필수품이 아니다.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즐기는 이유는 둘 중 하나이다. 좋아하거나, 보여주고 싶거나. 특히 후자는 세속적이고 분수를 모르는 것으로 취급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감당할 만 한가이다.

집과 차


내가 지불할 수 있는 것

한국에서는 집이 내 명함이고, 차가 내 존함이다.(노래 가사이다.) 의외로 한강 뷰 아파트나 애스턴 마틴을 반드시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. 반면 오마카세, 골프, 명품백, 독일3사 자동차를 경험하거나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꽤 많다. 아마 애를 쓰면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일 것이다.

사치재들은 같은 종류의 실용적인 상품에 비해 몇십 배 비싼 값으로 책정되어 있다.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예산 안에서 자유롭게 돈을 쓸 권리가 있지만, 감당할 수 없는 소비는 자기 자신을 가난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. 그리고 사치품에 대한 지출 비중이 높다면 내가 소비하는 물품이 곧 나의 가치이며, 나의 자존심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.

필요보다 욕구가 우선시되면 곤란하다

재정 관리와 관련하여 욕구보다 필요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. 개인의 만족에 대한 비용은 반드시 다른 필수재보다 후순위여야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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